[방송] 힐링캠프. 이번주 방송을 두눈 뜨고 지켜볼 이유.
TV를 많이 안보는 제가 즐겨 보는 몇가지 예능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무한도전, 진짜사나이, 힐링캠프. 그리고 그중 최근 '룸메이트'가 추가되었습니다. 다른 이유는 아니고, 일요일 저녁에 거실에 앉으면 룸메이트가 자연스럽게 방송되기 때문입니다.
< 사진 : SBS 홈페이지 >
룸메이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나 하나 하나씩 부족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 모두가 각자 조금씩 결함을 가지고 있듯이 그들도 부족함을 가지고 있죠. 특히 룸메이트 출연진들을 보면 연예인으로서 가질 수 밖에 없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그들의 공동생활에서 묻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한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그들 중에 진짜 자기 마음을 나눌 사람은 많지 않은 그 연예계라는 곳이 얼마나 어려운 곳일지는 짐작이 가는 부분이죠.
그런데, 룸메이트를 보다 보면 저는 자꾸 힐링캠프가 생각납니다. 왜일까요?
< 사진 : SBS 홈페이지 >
힐링캠프가 처음 시작되던 당시 많은 사람들이 찬사와 동시에 우려의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힘들고 각박한 사회에 힐링의 화두를 던진 것'은 단연 환영받았으나, 분명 갈수록 '연예인들의 입담과 속죄'의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죠. 다행이 힐링캠프는 연예인 속죄의 프로그램이 되는 우를 범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용의 다양화에 실패한 나머지 누가 나와도 비슷한 느낌의 그렇고 그런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SBS 홈페이지에는 '폐지만이 답이다.'라는 댓글들이 넘쳐납니다.
게다가 최근 방송된 '월드컵 특집'은 월드컵 억지로 끼워맞추기식 구성으로 대표적인 실패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홍명보호의 졸전 후 16강 탈락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킨 것도 사실이지만, 설사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프로그램 구성으로는 좋은 소리를 듣기가 어려웠을꺼라 생각합니다. 과연 누구를 힐링키시키 위한 프로그램인지 누가 힐링되는 시간인지 알기도 어려웠고, 굳이 브라질까지 가서 촬영할 이유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에 공감해야 하는 것인지, 내가 왜 재미도 감동도 없는 이 브라질 현지 녹화방송을 보고 있어야 하는지 납득하기도 어려웠습니다.
< 사진 : SBS 홈페이지 >
싱그러운 자연의 풀밭 위에서 진행자와 게스트들이 여유있게 앉아 시원한 주스 한병씩 마시며 지나온 삶들과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그 느낌이 힐링캠프의 시작입니다. 가수 이선희가 삶과 음악의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를 부르는 것이 힐링입니다. 이동우씨가썬글라스 뒤로 눈물을 참으며 잔잔히 미소짓는 얼굴로 '내가 장애인으로 살기로 결심한 순간'을 고백하는 그 순간이 힐링캠프입니다. 철학자 강신주씨가 28살의 꿈을 가진 배우 지망생에게 '당신의 꿈을 포기하지 말라'라고 말한 그 순간이 진정한 힐링캠프입니다.
룸메이트에 나오는 '가상의 동거인'들은 분명 제작진이 설정해준 다양한 아이템들을 나름의 암묵적 룰 안에서 연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연기 섞인 삶을 관람하며 웃고 즐기는 것이겠죠. 힐링캠프에도 작가가 있고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두 프로그램은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룸메이트에서 출연자가 설정으로 자기 본모습과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재미있게 보고 넘길 것입니다. 룸메이트는 '가짜 삶'이니까요. 하지만 힐링캠프는 날것을 보여줍니다. 그 안에 진솔함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힐링캠프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 사진 : SBS 홈페이지 >
내일(14.7.7) 방송에서 김창완, 아이유, 악동뮤지션이 출연한다고 합니다. 저는 내일 방송이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음악계의 거성(젊은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김창완, 그 김창완과 함께 활동하는 젊은 아티스트 아이유, KPOP스타가 낳은 최고의 보물인 악동뮤지션이 출연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많은 분들이 벌써 기대를 하고 있고 힐링캠프에게는 한방을 터뜨려 줄 좋은 기회입니다. 좋은 게스트들을 등장시킨 작은 콘서트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음악을 통한 힐링의 선물을 선사할지 아니면 가수들 불러다 놓고 농담따먹기나 하다가 시간 보낼지는 오늘 밤 11시 15분 방송을 통해 확인하겠습니다.
P.S : 평소 힐링캠프를 챙겨보지 못했던 분들은 강신주편, 이동우편, 이선희편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