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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썰기/잡썰

ALS 아이스버킷 챌린지 - 더 많은 사람이 얼음물을 뒤집어 쓰길.

  최근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 (Ice Buckeㅅ Challenge) 라는 것이 온라인을 넘어 뜨거운 이슈입니다. 일단 도대체 이 행사가 뭔지부터 좀 찾아보았는데요 내용은 이렇네요.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라는 어려운 말의 약자입니다. 우리나라 병명으로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이라고 하는데, 1930년대 미국 뉴욕양키스에서 베이브 루스와 함께 전설적인 타자의 선수생활을 했던 '루 게릭'이 이 병을 앓았다고 해서 루 게릭 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병에 걸리면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점점 힘을 잃어가게 되는 치명적인 신경계 질환입니다.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없으며 다만 발병을 지연시키는 약이 있을 뿐이고, 우리나라에는 약 2500여명의 환자들이 어려운 경제적 여건속에서 투병하고 있습니다.


  ALS 협회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개개인의 돈으로 치료가 어려운 루게릭 환자들의 치료를 돕고, 완치를 위한 의학적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체는 협회입니다. 비단 ALS뿐만 아니라 모든 희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에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난치병일수록 진단과 치료 재활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마련이죠.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환자의 가족과 지인 중심으로 찬물에 입수하는 방식으로 시작 되었다가 건강상의 우려가 제기되어 잠시 유행이 꺼졌습니다. 그 이후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방식으로 다시 유행되기 시작했고, 리오넬 메시, 마크 주커버그 등의 유명인들이 참여하며 지금도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는 빌 게이츠의 참여가 여러 언론에 보도된 계기로 이른바 '열풍'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스스로 고안한 도구를 사용하여 참여한 빌게이츠 옹. 덕중의 덕은 양덕이라 >


  규칙은 이렇습니다. 지명받은 사람이 24시간 내에 얼음물바가지를 뒤집어 쓰거나 100달러를 ALS협회에 기부해야 하고, 그 후에 3명을 더 지명하여 확산시켜야 합니다. 개그맨 김준호의 표현대로 '봉사 다단계'인 것이죠. 다단계라는 시스템의 특성상 '아이스 버킷 챌린지'라는 키워드를 점유하기 위한 연예인과 유명인들의 릴레이가 시작되었고, 기업인, 정치인, 연예인 기타등등 유명 인물들이 참여하며 캠페인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인기도 품앗이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일각(주로 인터넷 포털이나 커뮤니티)에서 '유명인의 홍보로 변질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부금은 내고 하는거냐, 평소엔 관심도 없던 루게릭병에 그냥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 자기 홍보에만 이용하려 하는거 아니냐 하는 걱정이 넘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수 많은 연예인들이 사회적인 이슈를 자기 홍보로 이용하는 얄팍한 상술을 구사해 왔기 때문입니다. 수단이야 어쨌든 내 존재만 알리면 된다는 이 이러한 상술은 보는 사람을 굉장히 피곤하게 만들고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를 '저급'화 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얄팍한 상술에 저급 이미지를 얻는다는건 어찌 보면 공평한 경우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이러한 불편한 감정의 이면에는 '어차피 저러다가 말겠지.'라는 일종의 체념이 묻어 있음도 발견합니다. 루게릭병이 뭔지 관심도 없고 그냥 얼음물 한번 뒤집어 쓰고 기사거리 만들어 주는 것이 자기 '업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치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올림픽 시즌마다 비인기종목 관심 좀 갖자고 외치기는 하지만 실제로 관심 가지지 않는 대다수의 '우리들'의 모습이 그들에게 투영되는 것 같아 불편합니다. 그게 ALS든 어차피 우리는 다 잊을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열풍이 더 길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연예인과 정치인의 홍보 수단이 아니라 진짜 도울 마음을 가진 선한 사람들에게 열풍이 전달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남들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얼음물을 뒤집어 쓰지 않고 쿨하게 기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도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핵심은 차가운 얼음물이 아니라 그 얼음물을 이겨내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얼음물은 그 따스함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도구일 뿐입니다.



< 수많은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들이 이 운동에 동참중입니다. 더 동참하시길 기대합니다 >


  연예인 정치인 여러분. 남들이 뭐라고 하든 여러분이 가진 마음을 담아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 주시길 바랍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팬들과 지지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진심입니다. 그것이 ALS가 아니라 다른 난치병이라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본인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라 스스로 여긴다면 이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한국 ALS협회에 올라온 아이스 버킷 챌린지 관련 공지글의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생존에 관한 모든 것을 24시간 가족이나 기계에 의지해야 하는
   우리 루게릭병 환우들은 간병비, 인공호흡기 착용 때 드는 소모품비,
   폐렴으로 중환자실을 드나드는 의료비 등이 마련되지 않아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의 가정형편은
   거의 파탄지경에 이릅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이 절망 속에서 외롭게 투병하는
   우리 환우들에게 커다란 희망을 안겨 주리라 믿습니다.
   이러한 캠페인과 바람이 온 누리에 훈훈하게 퍼져나갈 때
   루게릭병 투병을 위한 맞춤복지 정책이 나오고,
   어느 날 기적처럼 치료제가 개발되리라는 희망입니다.

   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고 저희 홈페이지를 sns에 올려 기부를 독려하는 등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홍보로
   저희 한국루게릭병협회는 이제 거듭날 것입니다.
   계속해서 지켜봐 주시고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안 내  ✿


후원계좌: 신한은행 100-022-543111

후원문의: 02-741-3773

보내주신 후원금은 루게릭병 환우들의 의료비 지원, 경관 특수영양식 지원,
환자용품 지원 등에 쓰입니다.

기획제정부의 <지정기부금 민간단체>인 한국루게릭병협회에서는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합니다. 후원금은 「소득세법」제34조에 따라
연말정산시 세금공제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한국 ALS협회 홈페이지 : http://www.kal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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