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브랜드와 마케팅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 첫번째 주제로 삼은 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두개의 브랜드인 코스트코 (Costco)와 아이폰 (iphone) 입니다. 이 두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들과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무엇이 이러한 차이점을 만들어 낼까요?
코스트코를 먼저 볼까요?
코스트코는 MWC(Membership Wholesale Club)라는 형태의 형태를 가진 스토어입니다. 매장에 들이는 부대비용을 아끼고, 묶음단위를 크게 하여 유료 멤버십 회원들에게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죠. 세계 대부분의 매장이 본토 '미국' 매장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따릅니다. 분명 매장에 들이는 디자인 비용까지 아끼려는 속셈이었겠지만, 덕분에 대한민국의 코스트코 방문객들은 마치 그들이 '미국의 어떤 곳'으로 공간이동을 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오늘 함께 얘기할 부분은 '한국의 코스트코'에 한하여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코스트코의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가 이미 그 브랜드를 오감으로 만끽하는 과정입니다. 멤버십을 당당히 제시하고 들어가는 그 입장의 절차는 마치 미국 공항의 입국장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최근에는 카드 검사를 잘 안하는 듯 해요). 코스트코에 있는 것들은 모든 것이 크고 모든 것이 훌륭하고, 모든 것이 맛있고 좋아보이기까지 합니다. 그것이 벨기에산 카페트든지, 멕시코산 리바이스 청바지든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코스트코에서 판다면 그것은 '좋거나 최소한 합리적인' 제품으로 느껴집니다. 코스트코로 들어가는 그 어마어마한 차량의 행렬은 마치 휴일 오전 서울대공원이나 에버랜드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차량의 행렬과도 같게 느껴지죠.
< 코스트코 홀세일 골드스타 멤버십 카드 : 코스트코 코리아 홈페이지 발췌 >
사실 코스트코에 출입이 가능하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것들을 의미합니다. 일단 3.5만원 하는 멤버십에 가입을 해야 합니다. 그깟 몇만원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겠지만, 입장 자체를 돈 주고 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진입장벽입니다. 또한 코스트코의 위치나, 물건의 기본 단위를 감안할 때 왠만하면 자가용을 가지고 가야 그 엄청난 부피의 짐들을 나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멤버십이 있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 그 성지를 드나들곤 하고, 자신도 모르게 30만원을 훌쩍 넘긴 영수증을 보면서 매번 행복한 당황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코스트코에서 장을 볼 기회는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기도 합니다.
저는 코스트코에서는 사람들이 통화할때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나? 지금 코슷코에 있어. 뭐 필요한거 있어?" 라든지, "아~ 나 지금 코스트코에 있거든. 뭐 좀 사려고~" 라는 식의 통화 내용을 듣곤 하죠. 그들이 굳이 '마트'라고 하지 않고 '코스트코'라는 브랜드 이름을 말하는 늬앙스는 '나 지금 롯데마트에 있어.' 라거나 '응 나 지금 킴스클럽이야.' 라 말할때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그들 스스로 코스트코를 일반 할인매장과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우연히 만나는 커클랜드 시그니춰 (Kirkland Signature)는 회원들끼리만 알아보는 암호와도 같습니다. '오~ 코스트코 회원이시군요?' 저렴한 가격의 대명사인 PB (Private Brand) 조차 좋아보이게 만드는 것이 코스트코라는 브랜드의 힘입니다.
< 방대한 제품군의 커클랜드 시그니춰 소개 자료 : 코스트코 코리아 홈페이지 발췌 >
아이폰 역시 그와 흐름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기다리던 아이폰은 가히 스마트폰의 폭발을 이끌어낸 주인공입니다. 2007년의 어느날 밤, 스티브 잡스가 "Apple reinvented the phone!" 을 외친 것이 스마트폰 시장의 실질적 태동이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아이폰의 열풍은 지난 한국 첫 출시때에도 확실하게 그 존재감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한국은 월드 플레이어인 삼성과 LG의 본진이었습니다. 심지어 세계 굴지의 노키아조차 홈 텃세에 대 굴욕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시장은 아이폰의 열풍에 너무나 쉽게 쉽쓸려 버렸습니다. 느린거 못참고 새로운건 써봐야 하는 한국인들의 억눌린 욕망을 아이폰이 일거에 해결해주었던 것이죠. 동시에 삼성, LG, 폐쇄적인 통신정책에 지친 소비자들이 드디어 자유를 만끽한 순간이었습니다.
<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발표하던 순간 >
저는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첫번째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삼성 갤럭시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졌지만, 처음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 되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핸드폰이라는 명칭보다 아이폰이라는 명칭을 쓰기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의 아내 역시 그런 사람중 하나였지요. '여보~! 내 아이폰좀 갖다줘~~!!'라는 그녀의 부탁을 저는 매우 자주 들어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아이폰이라고 부르곤 했던 것도 기억 나네요. 전 한번도 누군가가 '여보~ 내 애니콜좀 갖다줘~' 라든지, '내 싸이언 어딨지?' 라 말했던 것을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오직 아이폰만이 브랜드 이름으로 불리워졌죠.
Market Share가 아닌 Mind Share를 늘려야 하는 이유.
코스트코나 이마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다 동일하게 '할인점'이라는 카테고리에 속해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코스트코는 유독 사람들에게 그 브랜드 이름으로 불리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베가 등은 모두 휴대전화라는 카테고리에 속해있습니다만, 유난히 아이폰만은 그 브랜드로 불리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와 같이, 동일한 카테고리에서도 우위에 서는 전략이 바로 'Mind Share'를 점유하는 전략입니다.
코스트코나 아이폰 둘 다 기존의 카테고리가 공통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와 만족을 뛰어 넘은 브랜드들입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성인들에게 쇼핑을 해외여행으로 만들어 주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줍니다. 북미 특유의 엉성한 인테리어, 딱히 신경도 안쓴 듯한 회색 바닥과 엄청나게 강한 향의 빵 냄새, 쇼핑카트로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크고 색다른 환경. 엄청난 크기의 피자 등이 기존의 한국형 마트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죠. 아이폰은 자사가 설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인 융합으로 사용자들에게 완전히 다른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였습니다. 다른 제조사들이 부랴부랴 아류작을 냈지만, 이미 아이폰의 월등한 사용감은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압도적인 경험의 차이가 그들을 One of them이 아니라 The One으로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브랜드는 어떠한 방식을 거치든 간에 결국은 소비자의 마인드 속에 인지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Market Share가 아닌 Mind Share를 점유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통해 소비자에게 극도의 만족과 가치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 힘을 가진 브랜드의 특성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동종 카테고리를 뛰어넘어 브랜드로써 가치를 가지게 하는 힘이 되는것이 아닐까 합니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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