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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썰기/광고/마케팅

[광고 리뷰] 롯데푸드 돼지바 광고 - 이건 단순한 광고가 아니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이 이제 불과 다음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기는 그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어쨌든간에 월드컵은 다가옵니다. 그리고 월드컵이 다가왔음을 알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신호는 다름 아닌 기업들의 광고 전쟁입니다. 어마어마한 마케팅 캠페인, 프로모션, 광고가 이 기간에 엄청나게 쏟아지기 때문에 각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자기를 더욱 돋보이게 할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지난주 이슈의 중심에는 다름 아닌 롯데푸드 (전 롯데삼강) 돼지바가 있습니다. < 홈페이지 : www.piggybar.co.kr >



 돼지바는 1983년 출시된 대한민국 대표 아이스 바 제품입니다. 납작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안에 딸기쨈이 들어가 있고, 겉면은 크런치 초코렛을 씌운 제품이죠. 제가 가장 즐겨 찾는 아이스바 중 하나입니다. 당시만 해도 초컬릿을 아이스바에 코팅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 없었는데 당시 롯데삼강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하는군요. 롯데삼강측 인터뷰 자료에서 본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따로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매우 혁신적인 제품이었다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돼지바는 꽤 오랫동안 TVCF를 만들어 왔습니다만, 대중에게 인지 되기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지난 2006년 월드컵 시즌에 만들었던 돼지바임채무편 입니다. 2002년 월드컵 한국-이탈리아전 주심이었던 '바이런 모레노' 주심의 단호한 표정을 탤런트 임채무씨를 기용하여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주 일품이었죠. 한국-이탈리아전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를 제대로 살려 만든 걸작이었습니다. 동영상을 한번 보실까요?


< 2006 롯데삼강 돼지바 임채무편 : 대행사 대홍기획 >


 스포츠 마케팅를 외치는 기업들중 이렇게 스포츠를 잘 이용해 먹은 브랜드가 얼마나 될까요? 대표적인 저관여제품인 '아이스바'에서 돼지바가 가지고 있는 막강한 인지도를 놓고 생각하면 돼지바는 굳이 광고를 이렇게 열심히 할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돼지바가 스포츠와 딱히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롯데삼강은 쉽지 않은 결심을 실천에 옮겼고 위와 같은 걸작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후 돼지바는 비슷한 느낌의 광고를 연달아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전작의 부담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크리에이티브의 실종이었을까요? 2010년 제작된 예지원편은 당시 피겨스케이팅 붐을 이용한 김연아 패러디 광고였습니다. 자잘한 재미는 있었으나 웃기지는 않았다는 평과 함께 전작보다 못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래 동영상으로 한번 감상 해보시죠.


< 2010 롯데삼강 돼지바 예지원편 : 대행사 대홍기획 >


 원래 1탄이 재미있으면 2탄이 재미 없고, 3탄에서 1탄의 명성을 만회하곤 합니다. 매트릭스 3부작이 그랬고, 트랜스포머 역시 비슷한 패턴이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돼지바 광고 3탄은 어떨까요? 제 개인적인 선호나 완성도의 대한 판단으로는 사실 첫번째 작품이었던 '임채무편'이 가장 훌륭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번 광고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최근 나온 광고도 한번 보셔야죠? 두가지 버전을 준비했습니다.


< 2014 롯데푸드 돼지바 : 빨간봉다리깠어편 : 대행사 대홍기획 >


< 2014 롯데푸드 돼지바 : 국사시험 대박기원편 : 대행사 대홍기획 >


위 광고를 보다 보니 좀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양팀중 한쪽편은 '돼지바'팀인데 상대편 이름이 왜 '스마일' 팀일까요? 게다가 점수는 말도 안되는 247:0 ?? 다른 좋은 상대편 이름도 많을텐데 왜 하필 스마일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블로그 이름이 Mr. Deep Sight 인데 한발짝 더 나가서 찾아 봐야 겠지요?


 단서를 찾기 위해 돼지바라는 이름으로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돼지바의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알기는 힘들었습니다. 다만, 한가지를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돼지바가 속해있는 아이스바 카테고리에서 돼지바보다 더 잘 팔리는, 돼지바가 끌어 내리고 싶어할 만한 절대적인 1위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점이죠. 그 존재의 이름은 다름 아닌,




 빙그레 메로나 입니다. 딸기맛 메로나도 있고, 망고맛 바나나맛도 있다는 그 메로나입니다. 이번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에서 그렇게 잘 팔린다는 그 메로나입니다. 그리고 이 메로나를 만든 회사 이름이 '빙그레'라는 사실과, 빙그레를 영어로 옮기면 'Smile'이라는 사실은 절대 우연이 아닐꺼라고 추측합니다. 돼지바가 그렇게도 이기고 싶어하는 회사는 바로 '빙그레'였다는 추정이 설득력 있지 않나요?


 결론적으로 2014년 롯데푸드의 3번째 스포츠 패러디 도전은 어느정도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몇가지 아쉬운 점은 이번 6.4 지방선거 때문에 이슈가 뻗어나가야 할 타이밍에서 끊겨버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또한 지난 임채무편과 달리 웃음의 포인트로 삼을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패러디의 원본인 '니말듣고 두딸 낳았대' 동영상을 생각해보면 다양하게 웃길만한 소재를 찾기는 어려웠겠지만, 어쨌든 동영상을 두번 세번 보고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지난번 광고 리뷰글 < 약빤 광고의 경제학 1 - 비락식혜 김보성편 > 에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장수 브랜드를 괴롭히는 가장 큰 고민중 하나는 소비층의 고령화입니다. 그리고 브랜드 자체가 노쇠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지속적인 광고를 통한 '젊은' 소비자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에 돼지바 광고는 단순히 당시 제작된 광고물의 완성도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은 메로나가 1위이지만, 최근 메로나 광고는 본적도 없고 심지어 애초에 메로나가 광고를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1999년이 마지막인 듯 합니다. 꽤나 오래되었네요.


 저의 관심은 돼지바가 이번 광고를 통해 얼마만큼의 사람들을 웃기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돼지바의 매출이 얼마만큼 상승하여 시장에서의 지위가 어떻게 바뀔지가 주목됩니다. 돼지바가 광고에 나온 것처럼 멋지게 한 골 넣을 수 있을지를 관심있게 지켜보겠습니다.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