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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썰기/광고/마케팅

[광고 리뷰] 같은 모델 다른 광고 - 소지섭 편

광고 리뷰 - 같은 모델 다른 광고 소지섭편 시작합니다.


주말을 맞아 느긋하게 TV를 보다가 이건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일념 하에 급작스럽게 제 블로그 첫 광고 리뷰를 작성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래에 등장하는 멋진 남자 때문입니다. 그 이름 바로 소지섭!!


< 가장 멋지게 나온 소지섭 사진 / 출처 : 쇼핑몰 노블아르고 인쇄광고 >


소지섭만큼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도 많지 않을겝니다. 여성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 탑스타임에는 분명하고, 남성들에게도 상당한 호감을 사고 있는 그입니다. 수영선수 출신으로 우람한 덩치와 넓은 어깨는 사실 누구라도 박수를 보내고 싶은 금자탑임에 분명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요? 소지섭은 언제나 CF계에서 가장 모시고 싶은 CF모델중 한명입니다. 그리고 최근 소지섭을 모델로 한 두편의 TVCF가 절찬리 방영중입니다. 그 두 회사가 같은 업계의 경쟁사라는 사실이 더 재미있습니다. 지금부터 소개 들어갑니다.


#1. 빙그레 아카페라

< 빙그레 아카페라 소지섭편 : 대행사 제일기획 >



식품은 대표적인 저관여 제품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브랜드명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죠. 하지만, 소비자도 진화합니다. 단순히 브랜드명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주는 감성을 소비하고, 가치를 구매하기를 원하는 것이 소비자들입니다. 특별히 커피는 더더욱 감성적인 요소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소지섭은 커피 광고 모델로서 가장 어울리는 모델중 한명이고, 사실 과거에 다양한 커피 광고에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2008년에는 롯데 칸타타 커피 광고모델로, 2010년에는 CJ 투썸플레이스의 광고 모델로 활약한 바 있죠. 중후하면서도 여유있는 모습이 커피와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남성 배우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빙그레 아카페라는 재미있는 이력을 가지고 있는 제품입니다. 2008년에 최초로 커피를 PET병에 담아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PET커피 시장에서는 1등을 유지하고 있죠. 서울우유에서 일본 도토루(DOUTOR) 브랜드를 들여와 PET 커피 시장에 도전했지만 참패했고, 올해 3월 브랜드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이 반면에 아카페라는 그동안 스윗소로우, 하지원 & 10센치 등을 이용해서 '햇살이 좋은날'이라는 컨셉으로 광고를 만들어오면서 계속 성장하였고, 이번 소지섭편에서도 그 카피를 유지 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의 생기발랄했던 톤과 완전히 달리, 커피의 본질인 '맛'을 직접 건드리는 방향으로 광고를 선회했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커피광고의 전형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딱히 광고로서 특이한 점은 없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해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시즐(Sizzel) 컷을 촬영하는 데에 적지 않은 노력을 들인 것이 굉장히 맘에 듭니다. 광고 후반에 보여준 두번의 스팀샷 역시 제품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광고가 단순히 소지섭만 믿고 가는 광고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소지섭만 믿고 가는 광고라면 중간에 등장하는 저 시즐도 의미 없고, 제품을 구성하는 두번의 스팀샷 부분도 의미가 없겠죠. 이 광고가 내년에도 한번 더 유사한 방향으로 방영된다면 꽤 괜찮은 Brand Identity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광고의 냉장고 장면으로 유효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한 바 있죠.


<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광고 : 냉장고에서 쏟아지는 바나나맛우유는 시리즈의 고유 장면이 되었습니다 >


자, 이제 여기에 맞서는 두번째 소지섭 광고입니다.


#2. 서울우유협동조합 오리지널 체다 밸런스

< 서울우유협동조합 오리지널 체다 밸런스 : 대행사 포레카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치즈를 판매하는 서울우유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치즈 광고를 제작하였습니다. 작년 광고는 임수정을 기용한 '웰작' 치즈 광고였는데, '왜 어른치즈는 없는거죠?' 라는 질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국내 치즈시장이 고급화되면서 애들 먹이는 슬라이스치즈에서 벗어나 어른들이 먹는 고급 치즈로의 전환을 유도했던 광고였죠. 광고는 괜찮았으나, 제품의 형태가 '그냥 슬라이스 치즈'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제품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지금은 사고 싶어도 구하기 힘든 치즈가 되어버렸습니다.


< 2013 서울우유 웰작치즈 임수정편 : 컨셉 좋고 광고도 좋았는데 제품을 안팔아요 >


이번 치즈 광고 역시 광고의 구성과 흐름으로 보면 아카페라와 마찬가지로 평이합니다. '잘난 체다'라는 말을 던지기 위해 만든 광고라는 느낌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바꿔서 얘기 하면 그 '잘난 체다'라는 말만 기억에 남을 뿐 서울우유에서 말하고 싶은 '색 향 맛'의 밸런스는 광고를 다시 돌려보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들게 되어버렸습니다. 위에 보여드린 광고는 30초 버전이지만, 15초 광고에서 저 세가지 요소를 다 기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1등 브랜드의 광고이기에 더 안전한 길을 택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많은 말을 하고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이 광고에 굳이 소지섭을 사용해야 했을까 하는 의문은 끊이지 않습니다.


또 한가지 사실 저를 계속 거스르는 것 하나. 서울우유 치즈 광고의 배경음악은 마치 집에서 아이패드 들고 가라지 밴드 (Garage Band) 앱으로 만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카페라가 니나 시몬의 시너맨 (Sinnerman)을 사용한 것과는 굉장히 대조적인 대목입니다 ( 아카페라 광고 음악을 들으려면 클릭 ). 광고의 목적이 달랐기 때문일까요? 차라리 모델 개런티를 좀 아껴서 더 나은 음악을 사용해주는 편이 낫지 않았나 합니다. 1등 업체의 1등 브랜드의 광고라고 하기에는 디테일이 너무 무너져있습니다. 노란색 체다치즈 광고에 온통 두르고 나온 저 푸른 재킷과 중간에 나오는 새빨간 입술 여성에 대해서는 그냥 언급 정도만 하겠습니다.



- 결론 -


어떠한 광고이든 사실 그 목적은 굉장히 명확합니다. 브랜드의 인지도와 존재감을 높여서 시장에서의 역할을 다 하게 하는 것이죠. 새로 런칭한 브랜드에게는 브랜드 인지도를, 성장이 필요한 브랜드에겐 성장을,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할 브랜드에겐 든든한 포지셔닝을 구축시켜주는 것이 광고의 주된 역할입니다. 그래서 사실 모든 광고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제작되어야 합니다. 광고주는 제품의 컨셉과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고, 대행사는 그 제품의 컨셉과 광고의 목적을 극대화 해야 합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영상 모두 소지섭이라는 모델을 사용했고, 각각의 광고 목적에 따라 꽤나 다른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이 두개의 광고를 어떻게 보셨나요? 저와 조금씩 다르거나, 혹 반대로 생각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광고를 광고로만 보는 것은 낭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가 브랜드 가치와 분리되기 시작할때부터 광고가 산으로 가는 것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여러분들도 생각하신 바가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토론은 언제나 더 나은 광고를 만들게 해 주니까요. 


마무리로 두 광고의 메이킹 영상을 링크해드리는 것으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Fin -